서울을 걸어서 안개를 걷어내기
지도 전체가 안개 아래에서 시작해요. 서울은 크고, 층이 많고, 오르막이 많은 도시라 여는 데 시간이 걸려요. 그리고 그걸 여는 건 내 두 발뿐이에요.

FOG 지도 위의 서울. 청계천을 따라 도심을 가로지른 산책 경로에서 안개가 걷혀 있어요.
이 도시의 생김새
한강이 서울을 가로질러 흐르면서 걷기의 문제를 두 개로 갈라 놔요. 강북은 옛 도시예요. 종로와 을지로를 축으로 한 큰길이 대충 격자를 이루고, 그 블록 안쪽마다 골목이 촘촘한 그물처럼 들어차 있어요. 그리고 그 전체가 산에 막혀요. 남산이 가운데 앉아 있고, 인왕산과 북악산이 북쪽을 닫고, 그 뒤로 북한산이 버티고 있어요.
강남은 계획해서 만든 데다 어마어마하게 커요. 왕복 8차선 대로가 둘러싼 큰 블록 안에 촘촘한 이면도로가 들어 있는데, 그건 걸어 들어가야만 알게 돼요. 지도로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두 발로는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려요. 블록 한 변이 길고 건널목 간격이 넓거든요.
그리고 서울은 곳곳이 수직이에요. 동네 하나가 통째로 계단인 곳도 있어요. 부암동이나 창신동처럼 능선에 붙어 앉은 동네에서는 길과 계단의 구분이 흐릿해져요. 안개 지도에서는 이런 곳이 가장 늦게 열리는 부분이면서, 열었을 때 가장 티가 나는 부분이에요.
한나절이면 되는 축 하나
광화문에서 경복궁을 등지고 서서 청계천으로 내려가세요. 도심을 동쪽으로 관통하는 그 물길을 을지로까지 따라간 다음, 지상으로 올라와서 인쇄 골목과 뒷골목을 헤집으세요. 거기서 북쪽으로 꺾어 인사동을 지나 북촌의 한옥 골목으로 올라가고, 마지막에 낙산의 서울 성곽까지 오르면 돼요. 성곽에 서서 방금 열어 놓은 자리를 내려다보는 게 이 코스의 마무리예요.
두 시간 남짓이고, 사대문 안을 가로지르는 아주 읽기 쉬운 선 하나가 지도에 남아요. 길이가 필요하면 한강공원이 답이에요. 여의도나 뚝섬에서 끊기지 않는 강변길을 몇 킬로미터씩 이어 걸을 수 있어요. 하루를 통째로 낼 수 있다면 옛 도성을 한 바퀴 도는 성곽길이 19킬로미터에 가까워요.
서울에서 지도를 가장 빨리 채우는 시간대는 이른 아침이에요. 사람도 적고, 골목마다 문이 열리기 전이라 방해받지 않고 계속 이어 걸을 수 있어요.
서울을 채우는 법
큰길은 빨리 지나가고 진도가 나가는 느낌을 주지만, 서울의 걷는 거리는 거기 있지 않아요. 대부분의 길이는 대로 뒤쪽 골목에 있고, 안개를 제대로 물러나게 하는 것도 그쪽이에요. 홍대나 연남동의 블록 하나는 바깥을 도는 데 4분이면 되지만, 안쪽을 실제로 다 꿰려면 25분이 걸려요.
강도 지도의 모양을 결정해요. 다리는 길고, 지도에서 보이는 것보다 실제로 건널 만한 다리는 적어요. 그래서 강북과 강남의 열린 면은 한동안 따로 놀다가, 마음먹고 한 번 건너는 순간 이어져요. 지하 상가도 조금은 손해예요. 명동이나 강남역 지하를 길게 걸으면 휴대폰이 하늘을 거의 못 보거든요.
재래시장도 비슷한 이유로 재미있어요. 통로가 좁고 지붕이 덮여 있어서 밀도는 최고인데 신호는 최악이에요. 시장 한 바퀴는 밖에서 한 번 더 둘러 주면 훨씬 깔끔하게 남아요.
날씨와 솔직한 이야기
겨울은 춥고 건조하고,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매서워요. 걷는 계절이 실제로 짧아져요. 여름은 습하고 장마가 있어서 제대로 젖는 날이 있어요. 봄과 가을이 좋은 계절인데, 그건 다들 아는 사실이라 청계천과 한강변은 붐벼요. 봄에는 미세먼지 예보를 보고 나가는 편이 나아요.
강남과 여의도의 고층 건물 사이에서는 기록이 조금 흔들릴 수 있어요. 고층 밀집 지역에서는 흔한 일이고, 낮은 건물 사이로 나오면 다시 정확해져요. GPS가 서울을 어려워하는 게 아니라 협곡처럼 생긴 곳을 어려워하는 거예요.
백그라운드 탐험을 켜 두면 앱을 닫고 화면을 꺼 둔 동안에도 지도가 계속 채워져요. 휴대폰을 외투 주머니에 넣고 걷는 계절에 특히 중요한 부분이에요. 계정 없음, 클라우드 없음, 광고 없음, 분석 없음이고, 지도는 기기 밖으로 나가지 않아요.
실제로 많이 묻는 질문
FOG에 서울 추천 코스나 가이드가 들어 있나요?
아니요. 정리된 코스도 없고 안내 기능도 없어요. FOG는 직접 걷기 전까지 어두운 채로 있는 지도예요.
좁은 골목도 제대로 기록되나요?
네. 두 발로 지난 길은 전부 열려요. 휴대폰이 위치를 잡고 있는 한 골목도 큰길과 똑같이 열려요.
서울을 얼마나 걸었는지 알 수 있나요?
걸어 본 도시마다 퍼센트가 나와서, 그 숫자가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어요. 서울에서는 처음에 아주 천천히 움직여요.
계단이랑 오르막도 도움이 되나요?
면적 기준으로는 평지와 같아요. 대신 능선 동네는 아무도 안 지나가는 구간이라, 열어 두면 지도에서 확실히 눈에 띄어요.
계정이 필요한가요?
아니요. 계정도 가입도 클라우드도 광고도 앱 분석도 없어요. 지도는 휴대폰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내 데이터는 언제든 내보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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